집에서 생선 요리를 할 때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늘 비슷합니다. 껍질이 눌어붙어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나, 온 집안에 진동하는 비린내 때문이죠. 흔히 생선을 굽기 위해 생선구이 전용 오븐이나 전기 그릴을 고민하지만, 의외로 평소 자주 쓰는 코팅 프라이팬만 잘 활용해도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생선은 고기보다 훨씬 예민한 식재료라 팬 선택과 조리 방식에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프라이팬의 코팅 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라믹 코팅이든 불소수지 코팅이든, 코팅이 벗겨지기 시작한 팬에서는 생선 껍질이 백이면 백 눌어붙습니다. 저는 보통 생선구이용으로 코팅력이 확실히 살아있는 팬을 별도로 관리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좋은 스테인리스 팬이라도 생선 요리에는 숙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정 환경이라면 눌어붙지 않는 코팅력이 유지되는 기간을 고려해 1~2년 주기로 팬을 교체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스테인리스 팬을 선호한다면 충분한 예열이 필수인데,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갈 정도로 예열한 뒤 기름을 두르고 생선을 올려야 그나마 덜 붙습니다.
생선을 구울 때 흔히 하는 실수가 팬이 완전히 달궈지기 전에 생선을 올리는 것입니다. 팬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은 상태에서 생선이 들어가면 겉면이 바삭하게 익기 전에 수분이 빠져나와 오히려 눅눅해집니다. 고등어나 갈치처럼 살이 연한 생선은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강한 불에서 짧게 겉면을 잡아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때 무게감이 있는 주물 프라이팬을 사용하면 조리 중 열 유지력이 좋아 생선 표면을 더 안정적으로 익힐 수 있습니다. 저렴한 알루미늄 팬은 생선을 올리는 순간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결과물이 차이 날 수밖에 없죠.
기름이 많이 튀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고등어 같은 기름진 생선은 굽는 내내 사방으로 기름이 튑니다. 이때는 프라이팬 뚜껑을 덮는 것보다 키친타월을 덮거나, 생선구이 전용 망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뚜껑을 덮으면 수증기 때문에 겉면이 바삭해지지 않고 쪄지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리 후에는 팬이 완전히 식기 전에 처리가 중요합니다. 기름기가 남은 상태에서 바로 세제를 쓰기보다는,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표면의 기름을 가볍게 한 번 닦아내는 것이 설거지를 훨씬 수월하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특히 신문지는 잉크와 섬유 덕분에 기름 흡착력이 뛰어나,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을 때 한 번 닦아내면 기름때가 눌어붙지 않아 세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끔 생선 비린내를 잡겠다고 마른 팬에 생선을 바로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코팅면을 손상시키는 지름길입니다. 비린내 제거가 고민이라면 생선 아래에 양파나 대파를 굵게 썰어 깔아주거나, 조리 시작 전 생선 표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확실히 제거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수분이 있으면 기름과 만나면서 더 많이 튀고 냄새도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파 줄기를 팬에 깔고 그 위에 생선을 구워보기도 했는데, 비린내도 덜할뿐더러 생선 살에 향이 배어 훨씬 깔끔한 맛이 나더군요.
결국 생선구이의 성패는 도구의 비싼 가격보다는 팬의 예열 상태와 수분 제거, 그리고 조리 직후의 관리 습관에 달려 있습니다. 전용 그릴은 사용 후 세척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오히려 관리하기 편한 코팅 프라이팬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집밥의 완성도를 높이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파 줄기를 팬에 깔아 생선 구울 때, 생선 자체에 향이 더 잘 배는 것 같아요. 특히 껍질이 딱 달라붙지 않아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