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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낡은 3인용 쇼파를 처분하려다 지친 이야기

이사 직전 밀려오는 압박감

이사 날짜가 잡히고 나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거실 한복판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3인용 쇼파였다. 처음 독립할 때 30만 원인가 주고 산 건데, 지금 와서 보니 가죽도 다 벗겨지고 쿠션도 한쪽이 푹 꺼져서 손님용으로도 쓰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걸 버려야 하나 팔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중고 거래 플랫폼을 켜봤는데, 올리자마자 1분 만에 후회했다. 이런 상태의 물건을 누가 돈 주고 사겠나 싶어서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밤 11시에 연락이 와서 ‘무료 나눔 하실 생각은 없으시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솔직히 내가 직접 옮겨야 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누군가 가져가 주는 게 고맙긴 한데, 왠지 그 과정 자체가 벌써 피곤하게 느껴졌다.

사설 업체에 문의했다가 당황했던 순간

결국 당근은 포기하고 가구 수거 업체들을 검색했다. 요즘은 뭐 앱으로 대형 폐기물 신고도 된다는데, 그건 내가 직접 스티커 사서 붙이고 1층까지 낑낑대며 내려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흠집이라도 낼까 봐 겁도 나고, 무엇보다 그 무거운 걸 혼자 들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유품 정리’나 ‘빈집 정리’ 해주는 사설 업체에 전화를 돌렸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다. 쇼파 하나만 버리는 건 출장비가 더 많이 나온다는 거다. 보통 기본 수거 비용이 5만 원에서 7만 원 정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 사다리차를 써야 하니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냥 버리는 데 돈을 꽤 써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실감하니 묘하게 속이 쓰렸다.

공공앱은 생각보다 접근이 어려웠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앱을 써볼까 싶어 검색을 해봤다. 청주 같은 곳은 공공앱으로 대형 폐기물 수거 서비스를 잘해놨다던데, 내가 사는 지역 앱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건지 모르겠다. 본인 인증부터 시작해서, 품목별로 배출 수수료가 얼마인지 일일이 클릭해서 확인해야 하는 구조가 너무 번거로웠다. 심지어 폐가전 수거는 무상으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쇼파 같은 가구는 무조건 폐기물 스티커를 발급받아야 했다. 앱을 깔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그냥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게 빠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디지털 전환이니 뭐니 해도 막상 급하게 물건 하나 처리해야 하는 입장에선 여전히 종이 스티커가 편한 것 같기도 하다.

버리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말해서 폐기물 스티커를 받으라고 했다. 편의점에서 스티커를 사서 붙여놓으면 정해진 시간에 수거해 간다는데, 이게 참 애매하다. 배출 시간을 맞춰야 하니까 그 전날 밤에 미리 내려놔야 하는데, 우리 집은 현관 밖에 쇼파를 내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당일 아침에 들고 나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결국 이사 당일 이삿짐센터 직원분들이 흔쾌히 버려주시겠다고 해서 일단락되긴 했다. 물론 추가 비용은 당연히 지불했지만, 그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다행 싶으면서도 괜히 돈을 낭비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다음엔 가구 살 때 버릴 때의 난이도까지 생각해서 사야겠다는 엉뚱한 다짐만 남았다.

낡은 물건들이 주는 묘한 피로감

결국 쇼파는 사라졌지만, 방 한구석에 있는 낡은 전자레인지와 안 쓰는 탁자가 여전히 눈에 밟힌다. 이건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싶어서 어제는 그냥 베란다에 밀어 넣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미루다 보면 나중에 이사 나갈 때 정말 큰 숙제가 될 게 뻔한데, 왜 이렇게 버리는 일은 매번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나눔이 될 수 있는 물건과 그냥 쓰레기가 되는 물건을 구분하는 것도 일이다. 이번엔 그냥 돈을 쓰고 해결했지만, 다음번엔 좀 더 계획적으로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그때가 되면 또 똑같은 고민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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