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우드 톤의 인테리어에 꽂혀서 SNS를 뒤지다가 결국 질러버렸다. 그게 다들 예쁘게 차려놓고 찍은 사진들 때문이었다. MOTTA 스타일의 우드 플레이트부터 시작해서, 손잡이가 달린 사각 쟁반, 심지어 티트레이까지 한 번에 다 갖춰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사실 가격대가 그렇게 저렴한 건 아니었다. 몇만 원 단위로 훌쩍 넘어가는데, 배송비까지 합치면 거의 근사한 점심 한 끼 가격은 족히 나온다. 그래도 막상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까 그 특유의 나무 향이랑 매트한 질감이 좋아서 한동안 식탁 위에 올려두고 흐뭇해했다.
나무 소재 관리의 현실적인 어려움
처음엔 애프터눈티 세트라도 차려볼 것처럼 호기롭게 굴었다. 예쁜 디저트 트레이에 귀여운 접시를 올리고, 그 위에 작은 조각 케이크라도 담으면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쓰면 쓸수록 애물단지가 되는 순간이 온다. 일단 나무니까 물기가 닿으면 무조건 안 된다. 설거지하고 나서 바로 마른행주로 닦아내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찜찜하다. 예전에 샀던 저렴한 논슬립 쟁반은 그냥 툭 던져두어도 마음이 편했는데, 이건 뭐 모시는 수준이다. 습기 많은 날에는 괜히 뒤틀릴까 봐 서랍 깊숙이 넣어두게 된다.
식탁 매트가 쟁반이 되는 과정
원래는 식탁 위에 깔아두려고 샀던 매트인데, 결국은 쟁반처럼 쓰게 된다. 그냥 식탁 위에 깔아두면 식사하다가 김치 국물이라도 튈까 봐 전전긍긍하게 되거든. 그래서 결국은 음식 나르는 용도로만 쓰고 다시 수납장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이게 식탁 매트인지 그냥 이동식 나무 판자인지 헷갈린다. 가끔 캠핑 나갈 때 들고 나가는 바람막이도 우드 톤으로 맞추고 싶어서 고민 중인데, 지금 가지고 있는 이 트레이들도 관리 못 해서 쩔쩔매는 마당에 캠핑장까지 가져가면 제대로 쓰기나 할까 싶다.
세척과 보관의 귀찮음
가장 귀찮은 건 오염이다. 기름진 음식을 올리면 나무 결 사이로 기름기가 배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럴 때마다 오일을 발라줘야 한다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가끔 무색 오일을 사서 닦아내곤 한다. 이게 도대체 주방 용품을 쓰는 건지, 가구 보수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한샘이나 데스커 같은 곳에서 나오는 깔끔한 필름지 마감의 가구들은 쓱 닦으면 그만인데, 왜 이런 원목 트레이들은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지 모르겠다. 예쁘긴 진짜 예쁜데, 효율만 따지면 정말 점수가 낮다.
여전히 고민되는 우드 활용법
주변에서는 그래도 우드가 주는 따뜻함이 있다면서 포기하지 말라고들 한다. 정갈한 밥상 차릴 때 우드 플레이트 하나 올려두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긴 하다. 나도 그 한 끗 차이 때문에 이 번거로움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득문득, 차라리 그냥 세라믹 소재로 다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거지 편하고, 물기 걱정 없고, 국물 튀어도 쓱 닦으면 되는 그런 것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싱크대에 놓인 우드 트레이를 보는데, 이걸 쓸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플라스틱 접시를 꺼내게 됐다. 이 마음은 아마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무슨 말씀인지 와닿네요. 저는 깔끔한 세라믹이 더 편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기름진 음식은 정말 고민이 되더라구요.
정말 공감돼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습기 때문에 계속 신경 쓰게 되고, 결국 잘 안 쓰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오일링 하는 것도 번거로워요. 세라믹으로 갔으면 훨씬 편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