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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스텐 냄비를 산다고 며칠을 검색만 했는지 모르겠다

한일스테인레스 몬트렉스를 살까 말까 고민하던 시간

주말 내내 인터넷 창을 띄워놓고 고민했다. 이제 슬슬 집에 있는 낡은 코팅 팬들이 수명을 다한 것 같아서 무작정 검색을 시작했는데, 이게 끝이 없더라. 처음에는 그냥 마트에서 보던 테팔후라이팬이나 세신퀸센스 정도를 사려고 했다. 가격대도 무난하고 다들 쓰니까 실패는 없겠지 싶었는데, 막상 상세 페이지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한일스테인레스의 몬트렉스 라인을 알게 됐는데, 무연마 스테인리스라는 단어가 나를 엄청나게 흔들었다. 사실 연마제 닦아내는 일이 보통 고역이 아니지 않나. 지난번에 다른 브랜드 제품 샀다가 식용유로 닦아내느라 팔이 빠질 뻔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무연마라는 말에 홀린 듯 상세 설명을 읽어내려갔다. 5중 구조니 뭐니 하는 기술적인 설명은 솔직히 다 이해하기도 힘들고, 포스코 원료를 썼다는 말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다. 가격대는 세트 구성으로 사면 대략 20만 원에서 30만 원 초반대까지 나오던데,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

비슷한 후보군들 사이에서 방황하기

머릿속에 후보가 너무 많았다. 쿠쉐프도 있었고, 쉐프윈304나 햄튼냄비 같은 이름들도 낯익어서 계속 비교하게 됐다. 키친플라워냄비도 가격 대비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카사니냄비나 에지리냄비도 종종 눈에 띄는데, 이게 직접 가서 만져보고 사는 게 아니다 보니 사진으로만 봐서는 감이 잘 안 온다. AMT냄비는 좀 비싼 편이라 이건 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사실 한일스텐을 처음부터 생각했던 건 ‘오래 쓴다’는 막연한 신뢰 때문이었다. 주변에 보면 어머니들이 쓰던 냄비를 물려받기도 하던데, 과연 내가 산 이 냄비가 10년 뒤에도 멀쩡할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어차피 소모품이라는 생각도 들다가, 스테인리스는 관리를 잘하면 평생 쓴다는 말에 또 솔깃해지기도 하고. 이런 고민을 남편한테 말하면 그냥 아무거나 사라고 하는데, 그 ‘아무거나’를 고르는 게 제일 어렵다는 걸 왜 모를까.

연마제 걱정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

결국 무연마라는 키워드 때문에 몬트렉스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무연마라고 해서 정말 연마제가 하나도 없을까 싶은 불신이 아주 조금은 남아있다. 막상 받아서 키친타월에 오일 묻혀 닦았는데 시커멓게 뭐가 나오면 배신감이 엄청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예전에 샀던 저가형 스테인리스 제품은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어서 결국 쓰다가 버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제대로 된 걸 사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쉐프윈304처럼 전문가용 느낌 나는 비싼 것까지는 조금 과한 것 같고, 딱 그 중간 지점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냄비라는 게 매일 쓰는 물건이다 보니 불 위에 올렸을 때 무게감도 중요하고, 손잡이가 너무 뜨겁지는 않을지 같은 사소한 것들이 계속 신경 쓰인다.

결국 선택은 했지만 여전히 찜찜함

결국 고민 끝에 몇 가지를 주문했다. 주문 완료 버튼을 누르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가도, 혹시 더 저렴한 다른 브랜드 제품을 찾아볼걸 그랬나 싶은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에지리냄비나 카사니냄비 쪽도 좀 더 파보면 더 가성비 좋은 조합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싶어서 말이다. 배송은 이틀 정도 걸린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아마 계속 관련 커뮤니티를 기웃거리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냄비를 고를 때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격만 보는 게 아니라, 열전도율이니 5중 바닥이니 하면서 따지는 이유가 다 있겠지. 나도 이번에 사면 꽤 오래 쓸 테니까 나름 신중하게 고른 거라 스스로를 달래본다. 냄비가 도착하면 바로 씻어서 불고기라도 한번 해볼 생각인데, 스테인리스 관리를 잘 못해서 음식이 다 눌어붙으면 어쩌나 벌써부터 걱정이다. 굳이 비싼 거 사서 고생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새 살림 준비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이게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사실 써봐야 아는 거니까 지금 고민해봤자 의미가 없는데도 멈추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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