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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스텐그릇을 선택할 때 꼭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기준

처음 구입한 스텐그릇에 검은 연마제가 묻어나는 이유

새로 산 스텐그릇을 받으면 누구나 가장 먼저 연마제 제거 작업을 거친다. 제조 과정에서 금속 표면을 매끄럽게 깎아내기 위해 사용한 연마제가 잔류하기 때문이다.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충분히 묻혀 안쪽 구석진 곳을 닦아내면 시커먼 자국이 묻어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게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알지만 왜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기름으로 닦는 것만으로는 모자란다. 스테인리스 표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틈이 있어 연마제가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식용유로 1차 세척을 마친 뒤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10분 정도 끓이고 주방 세제로 다시 한번 마무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조리 중에 음식물과 섞여 우리 몸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귀찮더라도 처음 한 번은 제대로 닦아두는 것이 나중의 불안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다.

무조건 두꺼운 것이 좋다는 편견을 버려야 하는 까닭

시중에는 3중, 5중, 심지어 7중까지 다양한 층을 강조한 제품들이 즐비하다. 층이 많으면 열전도율이 높고 바닥이 두꺼워 눌어붙지 않는다는 홍보 문구에 혹하기 쉽다. 하지만 무조건 두꺼운 제품이 정답은 아니다. 그릇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면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 매일 설거지를 해야 하는 실사용자의 입장에서는 2리터 생수병 하나를 매번 들고 닦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가정에서 간단한 나물을 무치거나 과일을 담아내는 용도라면 굳이 고가의 다중 구조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얇고 가벼운 단일 구조의 스테인리스 볼이 냉장고에 넣거나 꺼낼 때 훨씬 민첩하다. 반면 냄비나 프라이팬 기능을 겸하는 용도라면 바닥면만 두꺼운 3중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용도에 맞지 않는 과도한 스펙은 결국 주방 서랍 안에서 짐으로 전락할 뿐이다.

스텐그릇 사용 전 알아두어야 할 세척과 보관 원칙

스텐그릇을 오래 쓰려면 철수세미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처음에는 광택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세한 스크래치가 쌓여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운 상태가 된다. 대신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하고 물기를 즉시 닦아 보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물기가 남은 상태로 자연 건조하면 미네랄 성분이 하얗게 맺히는 물때가 생기는데 이는 위생상의 문제는 아니지만 미관상 좋지 않다.

음식물을 보관할 때는 염분이 강한 김치나 장류를 너무 오래 담아두지 않는 것이 좋다. 스테인리스는 기본적으로 부식에 강하지만 강한 산성이나 염분이 며칠씩 닿아있으면 표면의 보호막이 손상되어 부식의 원인이 된다. 스테인리스 보관용기를 사용할 때는 밀폐력이 확실한 실리콘 패킹 제품을 선택하되, 패킹을 주기적으로 분리해 세척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밀폐용기로 나온 제품들은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방기기로서 갖추어야 할 실질적인 기능의 우선순위

조리도구와 그릇을 따로 나누지 않는 미니멀한 구성이 대세다. 바로쿡과 같이 냄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은 보관과 조리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 하지만 이런 다목적 제품은 각 기능을 수행할 때마다 적합한 뚜껑과 손잡이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동반된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볼은 믹싱볼이나 채반과 겹쳐서 수납할 수 있지만, 특수 설계된 제품들은 수납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현장 컨설팅을 하다 보면 화려한 기능보다 단순한 형태의 기본기에 만족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 30대 이상의 실무자라면 화려한 광고에 현혹되기보다 자신의 식생활 패턴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매일 직접 요리를 해서 냉장고에 소분해두는 스타일인가 아니면 배달 음식을 자주 덜어 먹는 스타일인가. 전자는 밀폐력이 우수한 시리즈를, 후자는 가벼운 플레이팅용 볼 세트를 구비하는 것이 자원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결국 누가 스테인리스 제품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가

스테인리스는 일회용 플라스틱과 달리 반영구적이지만 그만큼 관리의 책임이 따른다. 환경 호르몬 걱정이 없고 위생적이라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세척 방식에 예민하다는 단점 또한 명확하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자신이 보유한 용기의 재질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혹시 플라스틱 용기가 착색되어 교체 시기가 되었다면 스테인리스로 넘어가는 것을 고려할 때다.

다만 무턱대고 세트를 구매하기보다 매일 사용하는 1호 사이즈 볼이나 깊이가 적당한 냄비 하나를 먼저 구매해 써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테인리스 특유의 무게감과 세척 방식에 본인이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것이다. 그다음 필요한 크기를 하나씩 늘려가도 늦지 않다. 주방 도구는 남의 후기를 보는 것보다 직접 만져보고 씻어보는 경험이 90퍼센트 이상을 결정한다. 무엇을 살지 고민된다면 지금 당장 자신의 주방 찬장에 놓인 가장 낡은 용기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보자.

“주방에서 스텐그릇을 선택할 때 꼭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기준”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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