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우성 냉장고를 집에 들인 이유
얼마 전에 부엌을 고치면서 고민 끝에 업소용 냉장고를 하나 들였다. 원래 쓰던 가정용 냉장고가 있긴 한데, 이상하게 냉동실 공간이 항상 부족해서 스트레스였다. 다들 디자인 예쁜 냉장고를 보러 다닐 때, 나는 부산중고에어컨이랑 업소용 냉장고 파는 곳을 기웃거렸다. 결국 그랜드우성 냉장고를 하나 업어왔는데, 이게 처음에는 그저 실용성만 보고 결정한 거라 디자인적인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막상 배송받고 부엌 한쪽에 자리 잡은 걸 보니까 너무 투박해서 당황스러웠다. 가정집 인테리어랑은 정말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냉동 성능 하나는 확실해서 일단 만족하고 있다. 가격은 30만 원 초반대로 해결했는데, 새 제품으로 샀으면 훨씬 더 비쌌을 거다. 다만, 이게 업소용이다 보니 소음이 생각보다 꽤 크다. 밤에 조용할 때면 ‘웅’ 하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거실까지 들려서 처음 며칠은 잠을 좀 설쳤다. 지금은 적응이 됐지만, 손님들이 집에 놀러 오면 꼭 한 번씩 물어본다. 왜 이런 걸 샀냐고.
칼갈이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집에서 요리 좀 하려고 마음먹으면 항상 칼이 무뎌져 있다. 최근에는 제대로 된 칼갈이를 하나 사야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일본주방용품 파는 곳에 가보면 정말 신기한 도구들이 많긴 한데, 막상 사서 써보면 내 손에 잘 안 익는다. 예전에 썼던 수동 칼갈이는 몇 번 쓰다가 귀찮아서 서랍 깊숙이 박아뒀고, 이번에는 좀 편한 걸 써보려고 했다. 그런데 칼 가는 것도 정말 기술이더라. 각도를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칼날만 상하고 제대로 들지도 않는다. 부산싱크대교체 할 때 싱크볼이랑 수전은 예쁜 걸로 바꿨는데, 정작 그 위에서 쓰는 칼은 엉망인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묘했다. 결국 칼갈이도 몇 번 시도하다가 그냥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매번 맡길 수는 없으니 또다시 유튜브를 찾아보며 혼자 연습하고 있다.
주방트레이와 정리의 늪
부엌이 좁다 보니 물건을 효율적으로 놓는 게 항상 숙제다. 얼마 전에는 다이소에서 주방트레이를 몇 개 사 와서 상부장 정리를 시작했다. 이게 처음에는 깔끔해 보여서 좋았는데, 며칠 지나니까 트레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오히려 더 번거로워졌다. 예쁜 트레이를 사면 정리가 잘 될 거라는 착각은 정말 금물인 것 같다. 오히려 습식스포츠타올 같은 걸로 닦아내야 하는 번거로움만 하나 더 늘었다. 업소용반찬그릇도 몇 개 사서 썼는데, 이게 투명해서 안의 내용물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건 좋지만, 냉장고 안에서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한다. 정리를 하면 할수록 짐이 늘어나는 기분은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며칠 전에는 굳이 안 써도 될 트레이를 여러 개 산 게 조금 후회되기도 했다.
조금은 덜컹거리는 주방 라이프
냉장고를 바꾸고 나서 이것저것 주방 환경을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부터 완벽한 주방을 꿈꿨던 게 잘못인지도 모른다. 그냥 쓰던 대로 쓰는 게 제일 편할 때도 있는데, 굳이 좋다는 걸 이것저것 들이다 보니 관리할 것만 늘어난 셈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들여놓은 그랜드우성 냉장고는 오늘도 힘차게 돌아가고 있고, 나는 무뎌진 칼을 보면서 또다시 칼갈이를 고민하고 있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다 치워버릴까 싶기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또 커피를 내리고 냉장고 문을 열어보는 걸 보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잡지 같은 부엌은 영영 내 것이 아닌가 보다. 그래도 내 손때 묻은 이 부엌이 가끔은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그걸로 된 거겠지.

부산중고에어컨 찾아보신 거, 저도 비슷한 경험이라 그런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냉장고 사이즈 때문에 정말 골랐는데, 결국 좁은 부엌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냉장고 바꾸고 나서 업소용 냉장고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설쳤던 게 기억나네요. 지금은 적응했지만,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싱크대 바꾸고 칼갈이도 결국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집에서 뚝뚝 끊기는 소리랑 불편함 때문에 칼질하는 건 정말 스트레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