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가 왠지 불안해서 바꾼 이유
사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오래된 가스레인지 불꽃이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느껴졌고, 요리할 때마다 주방에 생기는 그 특유의 열기나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졌을 뿐이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보던 3구 인덕션을 덜컥 구매했다. 가격대가 100만 원 초반대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했는데, 굳이 너무 비싼 건 필요 없겠지 싶어 적당히 이름 있는 모델로 결정했다. 설치 기사님이 오셔서 기존 가스레인지를 떼어낼 때만 해도 마음이 참 홀가분했다. 이제 주방이 훨씬 깔끔해질 거라는 기분 좋은 상상만 했다.
천연대리석 상판 절단할 때의 그 끔찍함
그런데 진짜 문제는 설치 당일 시작됐다. 우리 집 주방 상판이 천연대리석이었는데, 이게 빌트인으로 딱 맞게 들어가지 않아서 기사님이 현장에서 바로 잘라내야 했다. 그때 발생하는 돌가루와 먼지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창문을 다 열어두고 공기청정기를 최고 단계로 돌렸지만, 거실에 있는 소파며 TV까지 온통 하얀 가루가 내려앉았다. 그때 기사님이 ‘천연대리석은 작업이 좀 까다롭습니다’라고 하셨을 때 그냥 끄덕였는데, 나중에 청소할 때 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뼈저리게 실감했다. 며칠을 닦고 또 닦아도 어디선가 하얀 먼지가 계속 나왔다.
전용 냄비 때문에 몇 번을 실패했나
인덕션을 설치하고 가장 먼저 시도한 게 라면 끓이기였다. 당연히 될 줄 알았던 기존 냄비들이 인덕션 위에서 아무 반응을 하지 않거나, ‘E0’라는 에러 메시지만 띄웠다. 알고 보니 우리 집 냄비 대부분이 알루미늄이나 양은 재질이었다. 당황해서 급하게 마트를 뛰어갔다. 스테인리스나 주물 냄비가 있어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막상 써보니 무거운 게 문제였다. 손목이 조금 약한 편인데, 바닥이 두꺼운 주물 냄비를 인덕션 위에 올리고 내리는 게 은근히 손목에 부담이 갔다. 2구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 복합형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친구네 집에서 쓰는 하이라이트가 생각보다 너무 늦게 끓는 걸 봐서 결국 3구 인덕션을 고집했는데 잘한 선택인지는 아직도 가끔 헷갈린다.
요리할 때 들리는 그 낯선 소음
처음에는 인덕션이 아무 소리도 안 나고 조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강불로 올리면 ‘위잉’ 하는 전자음과 함께 쿨러 돌아가는 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처음에는 기기가 고장 난 건가 싶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해볼까 고민도 했다. 지금은 적응이 돼서 ‘아, 이제 열이 오르는구나’ 하고 넘기지만, 밤늦게 조용히 야식을 준비할 때는 그 소음이 은근히 거슬린다. 가스레인지 쓸 때는 불꽃 타닥거리는 소리만 났는데, 이건 마치 작은 컴퓨터가 내 주방에서 계속 돌아가는 기분이다.
완벽한 깔끔함 뒤에 남은 고민들
한 달이 지난 지금, 주방은 확실히 깨끗하다. 가스레인지 삼발이 닦느라 철수세미를 들고 고생하던 일은 없어졌다. 상판에 국물이 넘쳐도 행주로 슥 닦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가끔은 가스레인지 불꽃 위에서 냄비를 살짝 들고 흔들며 요리하던 그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인덕션은 냄비를 바닥에서 떼면 바로 작동이 멈추거나 출력이 낮아지니까, 불맛을 낸다거나 하는 건 애초에 포기해야 했다. 인덕션 설치비와 전용 용기 교체 비용까지 합치면 몇십만 원은 더 쓴 셈인데, 이 깔끔함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청소하기 편하다는 이유 하나로 이 모든 걸 감수하고 사는 게 맞는 건지, 가끔은 너무 지나치게 현대적인 주방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알루미늄 냄비를 사용했을 때 에러 메시지가 뜨는 거 보니, 냄비 재질 때문에 인덕션과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구나.
천연대리석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소음과 청소에 정말 스트레스받는다는 걸 알아요.
스테인리스 냄비 무게 때문에 손목이 많이 아팠던 것 같아요. 저도 손목이 약한 편이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인덕션으로 라면 끓여보고, 냄비 무게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손목이 약해서 무거운 걸 들고 다니기 쉽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