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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 치우고 들인 인덕션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가스레인지와 인덕션 사이에서 고민하던 날들

이사 오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가스레인지를 그대로 쓸지, 아니면 요즘 다들 쓴다는 인덕션으로 바꿀지였다. 사실 가스레인지가 불맛 내기엔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해서 끝까지 미련이 남았는데, 결국 주방 깔끔한 게 최고라는 가족들의 등쌀에 못 이겨 빌트인 3구 인덕션을 설치했다. 설치 기사님이 오셔서 전용선 작업까지 하느라 꽤 고생하셨는데, 그때는 그저 상판이 매끈해진 주방을 보면서 흐뭇해하기만 했다. 100만 원 조금 넘는 적지 않은 금액을 들였으니 당연히 모든 게 좋아질 거라 믿었던 것 같다.

툭하면 멈추는 인덕션 때문에 당황했던 순간들

문제는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였다. 가스레인지는 불 켜고 줄이면 끝인데, 이건 버튼을 눌러야 하고 출력 조절이 왜 이렇게 세분화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김치찌개 하려고 냄비 올려두면 갑자기 ‘H’ 표시가 뜨면서 작동을 멈추거나 출력이 확 낮아져서 한참 동안 끓지 않을 때가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냄비 바닥이 상판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거나, 인덕션 전용 용기가 아니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 집에 있던 냄비 세트를 다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바닥이 평평하지 않은 낡은 냄비들은 다 버려야 했다. 새로 산 냄비들이랑 기존에 쓰던 것들이 섞이니까 인덕션이 가끔 인식을 못 해서 멍하니 서 있을 때가 많다.

청소와 관리가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상

다들 인덕션이 청소하기 쉽다고들 하는데, 이것도 다 옛말 같다. 기름 한 번 튀면 상판에 끈적하게 눌어붙어서 전용 스크래퍼로 긁어내야 한다. 행주로 그냥 슥 닦으면 되는 가스레인지보다 확실히 더 예민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가끔은 요리하다 넘친 국물이 센서 쪽으로 흐르면 경고음이 울리면서 전체 전원이 다 나가버리는데, 이때는 정말 짜증이 확 올라온다. 3구 인덕션이라 넓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큰 냄비 두 개만 올려도 서로 간섭이 생겨서 꽉 찬 느낌이라 생각만큼 효율적이지 않다.

전력 문제로 인한 보이지 않는 제약들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전력 사용량이다. 여름에 에어컨 켜고 인덕션까지 강하게 돌리면 가끔 두꺼비집이 내려가는 건 아니지만 출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3구라고 해서 세 개를 다 ‘파워 부스트’ 모드로 돌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다. 설계상 최대 출력이 정해져 있어서 한쪽을 세게 틀면 다른 쪽은 자동으로 출력이 낮아진다. 손님들 초대해서 요리할 때 찌개 끓이면서 옆에서 고기 굽는 게 생각보다 원활하지 않다. 한쪽이 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 오히려 가스레인지 때보다 더 답답할 때가 있다.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일까

지금도 여전히 인덕션 전용 앱을 켜서 원격 제어를 해보기도 하고, 타이머 기능을 써보기도 한다. 설명서에 나온 대로 이것저것 시도해보지만, 아직은 손에 완전히 익지 않아서인지 가끔은 예전 가스레인지 불꽃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냥 전원 버튼만 누르면 바로 불이 들어오고 꺼지던 그 단순함이 왜 이렇게 편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인덕션이 유해 가스가 안 나와서 건강엔 좋다고 하니 그냥 참고 쓰는 중인데, 가끔 냄비가 안 올라갔다고 경고음이 울리면 한숨부터 나온다. 이게 나아질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이 기계랑 안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집 인덕션도 다들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건지 가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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